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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결정제도

줄리언니 2025. 3. 26. 08:44

연명의료 결정제도란?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임종 과정에 접어들었을 때,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 수 있도록 본인 또는 가족이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과 동시에 삶의 질을 고려한 존엄한 죽음을 보장하는 데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2월 4일부터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면서 연명의료 중단이 법적으로 가능해졌다. 이 법은 환자 본인의 사전 의사 표현과 가족의 의견을 종합하여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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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의 개념과 종류

연명의료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의학적으로 시행하는 치료 중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생명 연장만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 행위를 뜻한다. 연명의료의 주요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심폐소생술(CPR)

심장이 멈추거나 호흡이 정지된 환자에게 인공적으로 심장과 폐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시행하는 의료 행위.



2. 인공호흡기 착용

호흡이 어려운 환자에게 기계를 이용해 호흡을 보조하는 치료법.



3. 혈액투석

신장이 기능을 하지 못할 때 노폐물을 제거하는 치료법.



4. 항암제 투여 및 혈압상승제 투여

암 환자나 저혈압 상태의 환자에게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법.




위와 같은 연명의료는 환자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지만, 치료 효과 없이 고통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따라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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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결정제도의 필요성

1.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환자가 자신의 치료와 죽음에 대한 결정을 직접 내릴 수 있도록 보장한다.

사전에 자신의 의사를 기록해두면 가족과 의료진이 이를 존중하여 결정할 수 있다.



2. 불필요한 의료 행위 방지

연명의료는 비용이 많이 들고, 환자의 고통을 증가시킬 수 있다.

연명의료를 중단함으로써 불필요한 의료 행위를 줄이고, 의료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가족의 부담 경감

환자의 치료 결정이 가족에게 맡겨질 경우, 가족들은 경제적·심리적 부담을 크게 느낄 수 있다.

환자가 사전에 결정을 내려두면 가족이 어려운 결정을 대신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4. 존엄한 죽음 실현

인간은 누구나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무의미한 생명 연장이 아닌, 인간다운 마지막을 보장하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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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결정제도의 절차

연명의료를 결정하는 절차는 크게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작성과 임종 과정에서의 연명의료 결정으로 나뉜다.

1. 사전 연명의료의향서 작성

환자가 건강할 때 미리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문서로 남길 수 있다. 이 문서는 국가가 지정한 등록기관에서 작성할 수 있으며,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등록 가능하다.

2. 임종 과정에서의 연명의료 결정

환자가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상태라면, 다음의 방법으로 연명의료 여부를 결정한다.

1. 환자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경우

해당 의향서를 근거로 연명의료 중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2. 환자가 가족에게 결정권을 위임한 경우

가족이 환자의 뜻을 대신하여 결정할 수 있다.



3. 환자가 의사를 표현한 기록이 없는 경우

환자의 직계 가족 2인 이상의 합의가 필요하다.

직계 가족이 없을 경우, 의료진이 판단하여 결정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연명의료의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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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시행 이후의 변화

1. 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증가

2018년 법 시행 이후 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노년층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등록기관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2. 사회적 인식 변화

과거에는 무조건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3. 의료 현장의 변화

의료진은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대한 존중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연명의료 중단 절차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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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 결정제도의 한계와 개선 방안

1. 제도의 인식 부족

아직까지 많은 국민이 연명의료 결정제도를 잘 알지 못하거나, 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어렵게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

2. 가족 간 의견 충돌 문제

환자가 사전의향서를 남기지 않았을 경우, 가족들 간의 의견 차이로 인해 연명의료 여부를 두고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의향서를 작성하는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3. 의료진의 부담

연명의료 결정이 의료진의 판단에 맡겨지는 경우, 의료진이 윤리적·법적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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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연명의료 결정제도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고,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줄이며, 존엄한 죽음을 실현하는 중요한 제도이다. 법 시행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여전히 제도의 인식 부족과 가족 간 갈등 등의 문제점이 남아 있다.

앞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연명의료결정법을 이해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적극적으로 작성할 수 있도록 홍보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의료진이 부담 없이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법적·윤리적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가 무조건적인 생명 연장이 아닌, 존엄하고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 결정제도가 더욱 발전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